무대 존나 개빡세게 말아주면서 노래퍼포컨셉얼굴까지 전부 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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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난 내 덕질 방식이 좀 희한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매일 스케줄 확인하면서 당일에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 감상하는 건 사실 특별할 게 없는 아주아주 당연하고 평범한 덕질인데, 한 개가 아니고 nn개의 그룹을 이런 식으로 본다고 하면 내가 덕질을 하는 건지 케이팝 모니터링이라는 업무를 하고 있는 건지 분간이 안 갈 때도 있다. 특히 되게 피곤한 상태에서 의무적으로 유튜브 구독 목록 훑으면서 새로 올라온 영상들 반쯤 넋나간 채로 보고 있는 나를 볼 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론 수십개 그룹의 모든 컨텐츠를 하나도 빠짐없이 본다고는 못하지만, 눈에 걸리는 대로 할 수 있는 한 거의 다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현생을 생각하면 덕질에 쓸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기 때문에 더러는 이게 힘겹기도 하다. 나는 영상을 볼 때 배속을 하지 않는 게 기본적인 철칙이고, 영상 길이만큼의 시간을 정말 쌩으로 정직하게 날리니까. 시간적 여유가 심각하게 없을 때는 필요없는 부분을 스킵해가면서 보기도 하는데, 일단 기조는 5분짜리 영상 5분 할애해서 보는 거다. 실질적으로는 5분보다 더 걸린다. 좋은 부분은 그 부분만 반복해서 다시 봐야 해서. 하여튼 나한테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 게다가 음방은 거의 매일 있으니까 이 스케줄만 따라가려고 해도 꽤 힘들다. 그래서 보통 평일에는 많이 밀리고 주말에 몰아서 처리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이렇게 하면 이제까지 대부분 그 주 내로는 봐야 될 것들이 해결이 됐다.

 

근데... 10월부터는 이것도 안 됐다. 아등바등 어떻게든 진도 쫓아가려고 해봤는데 결국 아이브 투바투 온앤오프가 동시에 컴백해버리니까 그냥 감당이 안 됐다. 포기했다. 사실 포기라는 게 딱 적절한 표현은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포기를 마음먹고서 바로 목록을 작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봐야 하는 영상들은 전부 그 목록에 밀어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포기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지금 당장 보는 것'을 포기한 거다. 다행히 12월 접어들며 전보다는 조금 여력이 있을 것 같아서 당분간은 그 목록도 하나씩 차근차근 지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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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라이즈

 

어쨌든 결과적으로 10월과 11월에 덕질한 기록은 사실상 대부분 라이즈밖에 없게 됐다. 그동안 현생에서 갈아넣을 수 있는 부분은 거의 다 라이즈한테 썼다. 적어도 움짤은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라이즈 외엔 진짜로 0이었다. 살펴보니까 10월 26일 수빈, 11월 26일 조슈아, 이 사이에 업로드된 건 전부 다 원빈밖에 없었다. 업로드 안 한 것도 몇 개 있는데, 그것들도 전부 라이즈다.

 

나는 올해, 심지어 6월에, 신인 무대 찾아보기 귀찮다, 고 사담계에 썼었다. 그땐 이젠 새로 누군가를 좋아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다. 아주 예전에는 신인만 찾아다니던 때도 있었지만 최근 몇 년은 서바 출신 아니면 딱히 신인한테 관심을 안 둬서 나는 내 취향이 완전히 변한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던 거지... 무대를 성실하고 능숙하게 잘하는 거랑 존나 개빡세게 힘조절 하나도 못한 채로 악에 받쳐서 하는 거는 되게 다르기 때문에, 후자는 정말로 신인한테만 있기 때문에...... 그래서 신인이 좋은 거였다. 에너지 쏟는 정도가 아예 다르니까. 나는 그렇게 몸 안 사리면서 무대하는 애들이 어쩔 수 없이 좋다, 예전부터. 그런데도 내가 신인 덕질 안 한 건 그저 내 입맛에 맞는 신인이 그동안 없엇을뿐....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나는 이미 무대 최상급티어로 개빡세게 말아주는 애들도 좋아해봤고 노래 퍼포 컨셉 내 취향대로 잘 갖고 오는 애들도 좋아해봤고 이런 것들 전부 다 필요없이 얼굴 하나만으로 다 밀어붙일 수 있었던 애들까지 아주 가지각색 요소를 기반으로 온갖 애들 다 좋아해보고나니까 이젠 누굴 새로 좋아하고 싶으면 여기서 하나 가지고는 안 되고 [무대 존나 개빡세게 말아주면서 노래퍼포컨셉얼굴까지 전부 내 취향]이어야 됐던 거고 이걸 신인한테 찾으려니까 당연히... 없었던 거다. 난 내가 하도 누구를 새로 좋아할 것 같지가 않으니까 그동안 내심 세븐틴 군백기 시작되면 탈케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오고 있었는데 올해 라이즈가 데뷔하면서 그 일말의 가능성마저 완전히 박살내줬다.

 

원빈을 비롯해서 라이즈가 왜 좋은지 쓰다보면 너무 길어져서 나중에 다른 글로 분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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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븐틴

 

세븐틴은 라이즈와 같은 시기에 컴백했었다. 올해 초에 컴백했던 손오공은 노래퍼포컨셉 다 좋아했었던 반면 음악의 신은 그냥 작년 월드의 연장선 정도로밖에 생각이 안 됐다. 내가 청량 노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 차치하고서라도 월드나 음악의 신 같은 건 타이틀로는 별로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같은 청량이어도 렢라 같은 거랑은 다른 결이니까. 음악의 신은 특히 가사가ㅋㅋㅋ 가사 수정 전 앤써 같았다. 모두가 볼 수 있게 타오릅니다랑 세상에 음악의 신이 있다면이랑 차이를 못 느끼겠음. 그 정도로 입에 안 붙고 별로라는 뜻이다.

 

그래서 웃기게도 이번 활동에서 제일 좋았던 건 겟어기타 챌린지가 되어버렸다. 처음에 그거 떴을 때 와 세븐틴이랑 라이즈랑 같은 음방 나와서 같이 챌린지 찍었나보다 하고 들어갔는데(사실 여기서부터 이상했어야됨 라이즈는 톡색시 활동 중인데) 겟어기타챌린지인데도 계정이 셉 계정인 거임. 순간 어? 엥? 하긴 했는데 봐보니까 라이즈가 아예 안 나와 그냥 지들끼리 찍었어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진짜 좋았다. 그런 식으로 찍은 거에서 다른 팀에선 찾기 힘든 셉 특유의 팀 분위기가 너무 잘 느껴져서... 그리고 자기들이 좋으면 뭐 재고 따지고 하는 거 없이 그냥 바로 해버리는거 하...나 또 셉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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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바투

 

뮤비는 봤고 앨범도 다 들었다. 무대도 한 개인가 두 개인가는 봤던 거 같다. 노래가 좋은데 안무가 그게 최선인가 싶어서 스트레스 받았다. 단조로워서 뉴진스 슈퍼샤이랑 같은 결로 별로임. 올해는 슈러라가 비교불가로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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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엔하이픈

 

여기도 무대 제대로 못 보긴 했지만 뮤비나 스춤 같은 건 봤다. 투바투와 마찬가지로 안무 때문에 짜증났다. 또한 마찬가지로 여기도 올해 먼저 나왔던 바이트미가 압살한다. 물론 백댄서 없는 버전 한해서.

 

그리고 컨셉 트레일러가 진짜 영화 때깔 미쳤다. 난 내가 올해 본 남돌 컨트 중에서는 엔하이픈이 바이트미 때까지 다 합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 같다. 전에도 얘기했던 불호 요소까지 다 감안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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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앤팀

 

최근 유튜브 구독 목록에 추가했다. 그동안 나한텐 그냥 일본 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별 관심 없었는데... 사실 일본 그룹 맞긴 하지ㅋㅋㅋ 자컨도 일본어로 올라오고. 근데 어쩌다 우연히 조가 가쿠란 입고 일진 연기하는데 너무 못해서 진심 존나 웃긴 클립 영상을 봤는데 그때부터 구독했다. 저번 활동 때도 느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한국말 진짜 많이 섞어 쓰고 예능 나와서도 한국어로 진행 가능할 만큼 잘해서 좋다. 그리고 퍼포 개빡세게 함. 난 이런 것도 앞에서 말했듯 무조건 호감 요소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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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에스파

 

이번 드라마가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노래도 좋고 넷 다 너무 예뻤음. 무엇보다 내가 에스파한테 바랐던 게 스파이시 아니고 바로 이런 거였다. 이게 진짜 에스파지. 활동 당시에 원영이 배디 최애직캠처럼 윈터 드라마 최애직캠도 썸네일 못 참고 봐버렸었는데, 그때 보고나서부터 윈터 움짤이 너무 만들고 싶어서 정신병 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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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2월 동안에는 이렇게 그동안 밀린 거 열심히 뒷북치면서 보고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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